2018년 1월 27일 토요일

자산운용업에 대한 생각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시장은 자산운용시장.

그 중에서도 주식운용,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액티브 주식운용이다.


자산운용시장은 미래가 매우 밝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재산은 여전히 부동산 비중이 높다.

선진국 사례를 따라간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금융자산 투자비중은 늘어만 갈거다.

고로 자산운용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볼 수 있다.




주식운용시장은 어떨까? 이것은 일반 자산운용시장보다 더 밝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금융자산 투자비중중 주식비중은 더욱 작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배구조는 시간이 지날 수록 투명해지고 있고(기존에는 대주주의 횡포가 너무 심했다)

스튜어드십코드등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한 입으로 대주주의 횡포를 견제하고 주주환원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에 주식의 매력은 더욱 더 올라갈 것이다.




사실, 이런 미래를 봤기 때문에, 나는 현대자동차를 그만두고 MBA를 선택했고, 이 시장에 진입했다.

그래서 온 곳이 액티브 주식운용이었다.

액티브 주식운용의 미래는?

기존 두가지와는 상반되게도 미래는 암울하다.

고로 자산운용 - 주식운용 - 비 액티브 주식 운용쪽으로 간다면 엄청난 수혜라고 볼 수 있다.ㅎㅎ

액티브 주식운용의 미래가 암울한 이유는

1. ETF등 패시브 투자의 편리성, 대안성, 고객의 이해도 증가.

2. 헤지펀드 등 BM대비 +a를 추구하는 액티브 대비 특화된 절대수익추구형의 등장.

이 두가지로 요약된다고 볼 수 있다.


1.에 대해서는 사실 이미 업계사람들은 다 알고 있던 사실이 있다.

"액티브 펀드 드느니 수수료 싼 인덱스 펀드사는게 무조건 유리하다."

하지만 은행이나 지점에선 돈 안되는 인덱스 펀드보단 액티브 펀드를 많이 팔았다.

특히 그 시점에 핫한.

그 결과는? 당연히 단기에 물린다. 많은 물을 타게 되고, 이익을 보고 나오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계속 물만 탄다면), 인덱스 펀드에 가입한 거보다 수익률은 당연히 낮다.



세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번째는 액티브 펀드는 인덱스펀드보다 수수료가 비싸다는데 있고,

두번째는 장기 성과에서도 인덱스펀드대비 그리 우수하지 않다는데 있다.
(물론 신영 마라톤과 같은 장기적으로도 우수한 펀드도 있다.)

세번째는 단기에 핫한 액티브 펀드에 가입한다는데 있다. 당연히 물린다.

수많은 시행착오로 고객들은 이제 지점에서 추천하는 펀드는 경계하고 본다.

그래서 가입을 잘 안한다. 국내 공모펀드 시장은 계속 쪼그라 들고 있다.

첫번째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이고

두번째 문제는 해결 가능한 문제이나, 운용사의 경영진이 문제다. 공모펀드는 개인들이 가입한 펀드이기 때문에 일임사모펀드처럼 고객의 압박이 심하지 않다. 매니저의 철학을 지켜나갈 수 있다.

문제는 운용사의 경영진이다. 시장대비 액티브 리스크를 크게 지게 되면, 시장과 반대로 가는 특정시점에 운용사에서 매니저에 대해 공격이 들어온다.

1년정도 부진하더라도 1년정도는 현재 바닥을 기고 있는 종목중심으로 매집하여, 2-3년뒤에 크게 개화할 종목을 투자하는 이런방식의 투자를 할 수 없다.

운용사의 경영진은 그러면 왜 이런 행동을 하는것일까? 그 이유는 운용사의 목적함수는 수익률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수탁고를 늘리는데 있지.

그러니 지금 당장 핫한 수익을 내길 바라고, 지금 당장 시장대비 크게 지지 않길 바라고,
어느정도 시장과 비슷하게 따라가면서 안정적으로 알파를 내길 바라는 것이다.

1-2년 단기계약직인 운용사 경영진의 입장도 어느정도 이해는 된다.

암튼 신영자산처럼 오너과 경영진이 자산운용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몇몇회사를 제외하고 이런 철학을 지킬 수 있는 운용사는 별로 없다.

물론 운용사의 경영진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매니저도 문제다.

매니저에게 많은 재량이 주어진들 그들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아웃퍼폼할수있는건 소수다.
그 소수를 가려내는 시스템을 갖고있는 운용사는 별로 없다.

미국계처럼 그리 냉정하지 못하고 한국스럽게 정에 약해 그냥그냥 다 끌고 간다.

즉 두번째 문제를 해결하려면, 운용사의 오너-경영진이 운용업에 대한 강력한 이해 + 능력있는 매니저만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좋게 말해서 그렇지, 3~5년 장기성과기준으로 냉정하게 내칠 수 있느냐 + 장기성과가 좋은 사람에게 파격적인 보상 이 두가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이 있어야 되는데, 내가 생각해도 쉽지 않은 문제다.


세번째 문제도 해결가능하나, 이도 펀드판매가 현재와 같이 오프라인 지점에서 이뤄진다면 해결되기가 쉽진 않다. 돈 안되는걸 팔까? 고객을 위해? 그럴 은행 별로 없다.




그래서 고객들은 ETF로 가고 있다.

수수료도 싸고(총보수 기준 0.2%~0.5% 사이로 액티브 펀드 최소 1%~2%)

설정/환매도 너무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TF는 패시브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스마트베타등 약간의 알파를 추구하는 ETF도 있지만, 결국에는 패시브로 시장수익률에서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

그저 액티브 펀드의 비효율성과 비편리성을 제거한 상품이라고 보는게 맞다.





이런 액티브 수요는 헤지펀드가 흡수하고 있다.

헤지펀드와 액티브펀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운용방법? 글쎄, 규제가 없으니 운용방법도 크긴 하지만,

내 생각에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고객과 매니저(or회사)의 이해가 합치된다는데 있다.

고객의 목적인 수익률이다.

헤지펀드의 목적도 수익률에 수렴한다.

헤지펀드는 성과보수가 있다. 높은 수익률은 높은 보수로 이어진다.

그러니 단기에 핫하다고 상품을 팔지 않고 소프트클로징도 하게 되고

철저히 고객관점에서 수익률 관점에서 투자하게 된다.

그러니 보다 높은 보수를 제공하게 되고, 실력있는 매니저들은 헤지펀드업계로 이동한다.





결론적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리테일 시장에서 액티브주식은 더욱 더 입지가 좁아질 것이다.
(뭐 업계사람들이라면 이미 다 아는 이야기라고 본다)

이미 많이 쪼그라 들었지만, 더욱 더 쪼그라들것이라고 본다.

일부 개성있는 운용사의 상품들만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커져가는 일임사모시장이 있기 때문에 전체 외형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운용보수측면에서 매우 나쁘기 때문에, 회사의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일임사모시장에서는 왜 경쟁력이있을까? 희안하게도 이도 일임사모시장의 특성에 따라 ETF가 침투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수수료측면에서도 ETF가 그리 싸지 않다. 이미 일임사모시장에서 액티브 주식의 수수료는 0.2~0.3%수준으로 ETF보다도 싸다.

게다가 이정도 수수료만 줘도, 하겠다는 운용사가 많고, 위탁하는 기관입장에서도 수익률에 대한 익스큐즈를 운용사에 넘길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ETF에 투자하게 되면 결국 최종수익률책임을 위탁담당자가 져야 되지만, 일임으로 위탁하게 되면 운용사에 공이 넘어간다.

글을 쓰다보니 암울한 내용 일색이다.

하지만 이것이 시대적 흐름이고, 주식 액티브가 죽는거지, 매니저나 운용사가 죽는건 아니다.

매니저는 각자의 선택을 통해 헤지펀드업계로 가든 다른 업계로 가든 하면 되는 것이고

운용사는 ETF를 강화시키든, 헤지시장으로 가든, 대체투자를 강화시키든 하면 되는 것이다.

하여간, 2000년초반에 등장해 한 20년정도 핫했던 액티브주식이라는 시장은 이미 꺽여서 오후 3시쯤을 가르키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