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9일 토요일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 소각은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까?



최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때문에 주식시장이 시끄럽다.

먼저 그 배경에 대해 살펴보자.

삼성은 지주사 전환검토를 발표한다.

말이 검토지, 지주사 전환을 위한 매직 자사주넘버인 13%를 매입해놓은 상태였기에

시장에서는 지주사 전환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다.


지주사 전환은 삼성전자의 단기 기업가치에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다.


첫번째로는 지주사로 인한 현금가치의 부각이다.

지주사로 수십조의 현금이 가게 되고, 이로 인해 수십조의 가치가 에드된다는 점.

왜냐하면, 삼성전자는 약 90조의 순현금을 가지고 있지만, 그저 영업가치 PER 10~13배라는

밴드에 묶여, 현금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게 부각되지 않겠느냐이다..

물론 삼성전자가 100만원일때, 즉 시총 150조일때는 컸지만, 사실 지금 300조가 넘는 시총에서는 현금가치 부각? 글쎄. 그다지 업사이드 있는 포인트는 아니지만, 그때는 그랬다.


두번째로는 반도체 사업부의 리레이팅?

삼성전자를 반도체, MC, 가전, 홀딩스 등으로 물적/인적 분할을 하게 되면

현재 수퍼 호황기를 겪고 있는 반도체가 PER 20배까지 리레이팅이 되게 되면, 기업가치가 에드 되지 않을까라는 점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장기적 기업가치 측면에서 에드 되는거 하나도 없다.

그저 헤지펀드나 단기 롱펀드들에서나 먹고 빠지기에 좋은 이벤트일 뿐...


하지만, 이 단기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이벤트가 오너의 이해관계와 맞아 들어가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오너는 분할 및 자사주를 활용해 오너의 지배력을 올릴 수 있다.

이 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지주사 전환은 급물살을 탔다.

어찌하였든, 이재용회장의 재판중인 점과 여러가지 배경상황이 엮여

결국 삼성전자는 지주사로 가지 않았고, 자사주 전량 소각이라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유례가 없었던 엄청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다.


자사주 소각. 이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회계적으로 자사주를 사게 되면

차변단에서 자산을 줄이고, 대변단에서 자본을 줄인다.

자산항목의 현금이 나가게 되고, 자본단에서는 마이너스 자본이 잡힌다.

회사들은 자사주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데,

아무튼, 소각 전 상황은, 사실 자사주만큼 현금성자산이 장부상에 숨겨지는 효과가 있다.

이를 시장에 매각하면, 회사는 다시 마이너스 자본을 없애고, 자산단에 현금이 생긴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캐팩스 투자한다고 자사주를 매각했다.

즉, 소각 전 자사주는 그냥 현금성 자산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는 소각을 했다.

소각을 하면, 쉽게 말하면 기업입장에서 보면 현금성 자산이 사라진 효과가 있다.

이미 마이너스 처리해서 회계적으로는 변동이 없지만, 기업 실질적으로 보면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은 45조를 없앤 것이다.

만약 밸류에이션을 SOTP로 한다면 EV(기업가치)에서 45조를 빼야 맞다.

근데, 주식수가 줄어드니 주가는 다른 이야기가 된다.

기업가치가 감소하지만, 1주당 지분율이 올라가니, 주당 가치는 잘 따져봐야 된다.

예를 들면

기업가치 100, 주식수 100주로 1주당 1의 가치가 있었는데

10 자사주 소각을 했는데, 지분율이 10% 감소한다면 기업가치 90, 90주이므로

주당 가치는 동일하다.


삼성전자의 예를 들어보자.

삼성전자는 우선주 포함 340조 시가총액이다.

여기서 45조를 빼면 기업가치는 295조. 주식수는 14% 감소하게되니

340조/100% = 1%당 3.4조 가치에서

295조/86% = 1%당 3.4조 가치로 동일하다.

즉 주당 가치는 동일하게 된다.



즉 결론적으로 말하면


1) 회계적으로는 변동 없음

2) 기업가치 빠짐

3) 주당가치 변동 없음



다만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 장점도 존재한다.

보통 배당금은 영업현금흐름내에서 주기 때문에, 기존에 가지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영향을 주진 않는다. 물론 조금은 주겠지만..

그렇기에 이번에 자사주를 소각한들, 그래도 현금성 자산이 많고, 영업현금흐름도 좋기에 배당총액은 최소한 유지될 것이다.

즉 주당배당금은 증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분명 주가에는 좋은 요소이다.


다만 단점도 존재하는데

유통주식수가 줄어든다. 유통주식수는 유동성과 연관되기에 주식수가 줄어드는 점은 주가에는 단점이다.

삼성전자의 주주구성은 대략적으로

대주주 및 계열사가 19%
국민연금 10%
자사주 14%
외국인 51%
국내기관 및 개인 6%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소각이 되면

대주주 및 계열사 22%
국민연금 12%
외국인 59%
국내기관 및 개인 7%

이렇게 바뀐다.

실상 잠겨있는 물량이 대주주및계열사 22% + 연금 12%면 34%에

외국인의 삼전 지분도 대부분 패시브성 롱자금 또는 액티브성 장기투자 롱자금이 많다.

지분율 변동이 끽해야 10%도 채 되지 않는다. 즉 외인 자금도 50%정도 잠겨 있다고 보면

34%+50% = 84%...

게다가 국내기관 자금중 또 패시브성자금들이 3%는 된다고 봐야 되니
(국내패시브 50조 * 20% = 10조)

대략 87%정도는 삼전의 큰 이슈가 없는간 잠겨있는 물량이라고 봐야 된다.

즉 실질 거래유통주식수가 너무 적어지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삼전은 이번에 자사주 매입소각을 또 2.5조 규모 발표를 했으니, 또 1%가 줄어든다.

근데 삼전이 올해처럼 매년 9조 가까이(약 3%) 매입 소각하게되면

이렇게 되면 삼전은 5년 뒤면 실질적으로 거래량이 죽는 주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주가가 높아지면 패시브가 아닌 액티브성 장기투자 롱자금은 물량이 나오겠지만,

실상 주가가 계속 긍정적이라면 굳이 팔 이유도 없다.





물론 내 의견에 반론을 달 여지는 분명히 있다.

주당 가치측면에서 상승해야 된다는 논리가 있다.

그 핵심에는 밸류에이션 지표로 사용되는 PER이 있다.

자사주 소각을 하면, EPS가 증가하고, PER 멀티플이 같다면, 주당가치는 EPS 증가분만큼(삼전 사례에서는 약 14%)올라간다는 것이다.



글쎄. 개인적으로 PER은 약점이 많은 밸류에이션 지표다.

순현금 100억 갖고 있는 회사가 50억 순이익 내는회사랑

순차입 200억 갖고 있는 회사가 50억 순이익 내면

이 두 회사는 PER10배로 평가하면 기업가치가 500억으로 같게 나온다.

누가봐도 두 회사의 기업가치는 같지 않다.

회사에 무슨 이슈가 터지거나, 기업환경이 조금 어려워졌을 때 두번째 회사는 크게 영업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큰 투자기회를 포착했을 때, 첫번째 회사는 리스크테이킹을 할 여유를 갖고 있다.

이런 점은 주가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는 요소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이벤트를 보며 나의 의견은 어떨까?

위에 언급했듯 주당가치 변동 없으니 딱히 이로 인한 의견은 neutral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조금 아쉽다.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수혜는 외국인이 제일 많이 봤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9%로 수직상승했다.

삼성전자에 애정이 많아서일까. 글쎄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올라간점이 그다지 마음에 들진 않는다.

저들은 이익을 보는 게 목적일 뿐, 대한민국의 고용이나, 사회적 기여에는 그다지 관심 없는 자들이다.


두번째, 저 돈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삼성전자 임직원, 삼성전자 협력사 등이 모두 합심해 번 돈이다.

삼성전자가 협력사들에게 CR을 강하게 때리고, 직원들에게 조금만 어려워도 위기경영을 일삼고, 대한민국 정부가 많은 혜택을 주었고, 국민들의 많은 사랑과 지지를 주었다.

그렇게 번 돈을 그저 없앤 점은 아쉬움이 크다. 

차라리 장기적으로 기업에도 좋고, 국가사회에도 좋은 MnA나 투자, RnD를 하는데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차가 삼성동부지를 10조주고 사면서 욕을 많이 먹었는데

내가 보기엔 삼전에 비하면 욕먹을 이유 하등 없다.

10조가 국가로 갔고, 국가는 그것을 국민을 위해 사용한다. 대신 현차는 땅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 삼전의 소각은 수십조를 들여 시장에서 사들인 자사주를(cash out)

그냥 없앴다.

자사주매입에 들어간 현금은 삼전 주가를 부양하는데 일조했지만, 딱히 누구에게 간 것도 아니다.

기업측면에서 삼전에서 수십조의 현금이 나갔고, 사회에서 그것을 받은 자는 딱히 특정되지도 받은 것 같지도 않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병철 선대회장이 회사를 창업했던 정신을 다시 되새겨 봐야 되지 않을까. 대한민국에게 삼성전자는 그런 존재다. 국민기업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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